1.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하급심 판례

  가. 임차인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무자본 갭투자’ 사실을 인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임대인(또는 매수인)의 보증금 반환 의사·능력 없음까지 인식·용인할 것을 요한다는 하급심 판례

검찰은 진주철, 진현철 같은 이른바 ‘빌라왕’의 전세사기 사건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건물 매수 방법은 필연적으로 전세보증금의 반환 불능을 초래한다는 점을 전세사기의 주된 근거로 제시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의정부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노3192 판결(대법원 2025도3979 상고기각)은 「‘무자본 갭투자’ 자체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닌 점」이라고 전제한 뒤, 「‘W 등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집을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넘어서, W 등에게 보증금 반환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4. 4. 3. 선고 2023노5420 판결(대법원 2024도6043 상고기각으로 확정)도 마찬가지로 무자본 갭투자 사건에서 「피고인으로서는 단순히 AH이 임대차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의 잔금을 지급한다는 사정이나 AH의 자본 상황 등을 알았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사기의 공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AH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능력 등에 대하여 임차인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임대차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의 잔금을 지급한다는 사정을 알았다는 점만으로 사기의 공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임차인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무자본 갭투자’ 사실을 인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매수인의 보증금 반환 의사·능력 없음까지 인식·용인할 것을 요한다고 할 것입니다.

  나. ‘무자본 갭투자’ 사실은 전세사기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하급심 판례

대전지방법원 2025. 2. 5. 선고 2024노432 판결(대법원 2025도2882 상고기각)은 ‘무자본 갭투자’는 ‘전세사기 범행’과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며, 검사들이 전세사기 범행의 근거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공소장에 기재하는 관행을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다. ‘무자본 갭투자’ 사실은 임차인에게 고지할 사항이 아니라는 하급심 판례

대전지방법원 2025. 2. 5. 선고 2024노432 판결(대법원 2025도2882 상고기각)은 ‘무자본 갭투자’ 사실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할 사항도 아니고, 임차인이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4. 4. 3. 선고 2023노5420 판결(대법원 2024도6043 상고기각)도 마찬가지로 「피고인으로서는 단순히 AH이 임대차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의 잔금을 지급한다는 사정이나 AH의 자본 상황 등을 알았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사기의 공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AH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능력 등에 대하여 임차인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매수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능력에 대하여 임차인에게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라. 전세사기의 핵심은 ‘무자본 갭투자’ 사실이 아니라, 선순위 보증금의 허위고지 등의 기망행위나 임대인(매수인)의 보증금 반환 의사·능력(편취의 고의)입니다.

대전지방법원 2025. 2. 5. 선고 2024노432 판결(대법원 2025도2882 상고기각)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취득한 사람이 ‘선순위 전세계약 체결사실을 속이거나 선순위 전세보증금의 액수를 낮게 고지하는 기망행위’를 하지 않고, ‘전세보증금의 합계액이 다가구주택 가치를 초과하여 전세권자들이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반환받지 못하는 상황’(아래 판례에서 말하는 제4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무자본 갭투자’만으로 사기죄를 구성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 소결

그렇다면 ‘무자본 갭투자’ 사건에서 사기죄를 구성하기 위하여는 ‘무자본 갭투자’ 사실을 넘어 별도의 기망행위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상황이 모두 증명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무자본 갭투자’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그것이 곧 기망행위를 구성하거나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임대인의 재산 상태는 임차인에게 고지할 사항이 아니라는 하급심 판례

임차인에게 중요한 것은 임대인의 자금 능력보다는 해당 목적물의 담보 가치입니다. 대전지방법원 2025. 2. 5. 선고 2024노432 판결(대법원 2025도2882 상고기각)도 「임대인이 어떠한 재산을 가진 사람인지를 문제삼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위 판례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당해 건물이 담보로 제공된 대출이나 선순위 전세(보증)금 내역을 고지하여야 할 뿐 자신의 자력상태를 언급할 하등의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3. 전세 사기 사건에서 공동가공의 의사

  가. 대법원 판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는 범죄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상호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그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7도21033 판결).

  나. 전세 사기 사건에서 공동가공의 의사에 관한 하급심 판례

대구지방법원 2024. 4. 3. 선고 2023노5420 판결(대법원 2024도6043 상고기각)도 무자본 갭투자 사건에서 「피고인으로서는 단순히 AH이 임대차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의 잔금을 지급한다는 사정이나 AH의 자본 상황 등을 알았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사기의 공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AH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능력 등에 대하여 임차인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매수인의 자본 상황을 알았다는 점만으로 사기의 공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다.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사건에서 전세 계약에 관여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례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5. 6. 11. 선고 2024고단1062 판결(현재 항소심 진행 중)은 임대차 계약 체결 과정에 가담하지 않은 피고인은 전세 사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4. 16. 선고 2023고단3507 판결(검사가 무죄 부분은 항소하지 아니하여 무죄는 1심 확정)은 부동산의 매매에만 관여하였을 뿐 임대차에는 관여하지 아니한 피고인에 대하여 역시 사기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4. 전세 사기 사건에서 편취의 고의

  가. 보증금 반환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인식, 용인하여야 한다는 하급심 판례

의정부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노3192 판결(대법원 2025도3979 상고기각)은 「‘W 등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집을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넘어서, W 등에게 보증금 반환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라고 하여, 매수인에게 보증금 반환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인식·용인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채무자 자산을 초과한 상태를 인식하였다는 점까지 추가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하급심 판례

창원지방법원 2023. 2. 10. 선고 2021노2653 판결(대법원 2023도3317 상고기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채무를 변제할 정도로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나 원심판결 설시와 같이 실제 피고인의 채무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와 같은 상태를 인식하였다는 점도 추가로 입증되어야 기망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재산의 가치와 채무의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없고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하면 피고인의 채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조세채무로 인하여 피해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식하였다는 점을 의심 없이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하여, 기망의 고의를 인정하려면 채무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를 인식하였다는 점까지 추가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다. 전세 제도의 미비로 인한 위험에 관한 하급심 판례

대전지방법원 2025. 2. 5. 선고 2024노432 판결에 의하면, 임대인의 자금 능력 부족이나 신용 문제로 인하여 전세 목적물이 가압류·압류되는 일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전세 계약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며, 이로 인하여 임차인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 계약’ 제도의 미비로 인한 위험입니다.

  라.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임대차보증금을 받아 기존의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것은 법률적인 관습이라는 하급심 판례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4고단1946 판결(광주지방법원 2015노2063 항소기각, 대법원 2016도1185 상고기각으로 확정)은 「임대차계약이 만료되는 경우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임대차보증금을 받은 후, 이를 기존의 임차인에게 보증금반환의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일종의 법률적인 관습이라고 보이는 점」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5. 선순위 근저당권자나 임대차 현황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사기죄 무죄 하급심 판례

수원지방법원 2015. 4. 22. 선고 2014노1614 판결[사기]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만나기 전 H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전·월세 현황, 임대차보증금 내역 등을 고지받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처음 보았으며, 계약 체결 당시에도 주로 H이 이 사건 부동산의 현황을 설명하였고, 피고인은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부동산에 거주하던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 현황을 알 수 있는 임대차계약서 등 서류 일체를 가지고 가 피해자에게 위 서류를 보여주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서류를 보지 않아도 괜찮다며 더 이상 구체적인 임대차 현황 등에 대해 물어보지 않아 위 서류를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해자는 이 사건 부동산에 선순위 근저당권자나 임차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액수, 피고인의 재정 상태 등에 대하여 문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기 전에 이미 H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임대차보증금 액수 등을 비교한 결과 이 사건 부동산에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④ 피고인이 피해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위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어 기존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피해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만약 이 사건 부동산이 경매로 매각되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임대차기간 만료시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다시 새로운 임대를 통해 새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피해자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실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아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고 기존 임차인 앞으로 설정된 전세권등기를 말소한 후 피해자 앞으로 새로운 전세권등기를 마쳐주었다), ⑤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것은 예상치 못하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되었기 때문인데,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감정가액은 1,312,354,280원이었던 반면 실제 매각가격은 그보다 낮은 1,201,230,000원으로, 결과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이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매각되어 피해자에게 전세보증금이 반환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⑥ 비록 피고인이 위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된 2011. 11. 24. 이전부터 채권자 E, D 등으로부터 변제 독촉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위 채권자들의 원심 법정 진술에 따르더라도 그동안 위 채권자들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선순위 근저당권의 존재 등으로 인해 자신들이 배당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계속 피고인에게 변제 독촉만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채권자 D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후에 작성된 2011. 10. 4.자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이 경매되리라는 사정은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도 임차인들이 경매로 인한 손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하려고 노력하였고, 강제경매를 신청한 채권자 D에게도 부탁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경매를 통하여 매각하는 경우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 변제가 어려우므로 경매를 통하지 않고 일반 매각의 방법으로 매매하기 위해 매각기일을 연기한 적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임대차 현황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